국제 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제재를 신중하게 논의하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2일(현지시간) 군사적 개입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부를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 미국 군함은 리비아에 접근하고, 반정부군은 유엔에 공습을 촉구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대가 개입할 경우 "수천 명의 리비아인이 죽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남녀까지 싸울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보였다. "당신은 부러지지 않는 검" "우리의 지도자"이라는 지지자들의 외침으로 그의 연설은 중단되곤 했다.
카다피는 다시 반정부시위의 배후로 알카에다를 비난했으며 "범죄조직이 리비아의 영토와 석유를 장악하려는 음모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에는 아무 일도 없으며 세계가 리비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방송사와 특파원으로부터 뉴스를 전하고 있다" "나는 물러날 자리가 없다"는 등의 궤변도 반복했다.
카다피의 연설은 친위부대가 벵가지에서 200㎞ 떨어진 브레가 공격에 실패한 직후 이뤄졌다. 정부군은 이날 오전 정유시설이 있는 동부의 산업요충지 브레가를 한 때 탈환하고자 했지만 결국 반정부군에 밀려 퇴각했다.
또 카다피 측은 2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트리폴리 동쪽 750㎞의 아즈다비야 외곽을 폭격하는 등 반격의 고삐를 죄었다. 지상군도 진군하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Ap통신에 밝혔다.
앞서 1일 카다피 친위부대는 트리폴리 남부의 가리안과 사브라타를 반정부군으로부터 빼앗았으며, 트리폴리 서쪽의 자위야, 동쪽의 미스라타, 남쪽 진탄 등 3개 도시는 반정부군이 정부군의 공격을 물리쳤다.
리비아로 이동 중인 미 함정 2척은 2일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로 접어들었다고 AFP가 보도했다. 다목적 상륙함인 USS 키어사지, USS 폰스에는 800명의 해병대가 타고 있으며 헬기착륙장, 의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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