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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부중 축구부 영어강사 황성아씨 "축구로 영어 가르치니 운동부 학생도 정말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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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부중 축구부 영어강사 황성아씨 "축구로 영어 가르치니 운동부 학생도 정말 잘해"

입력
2011.03.0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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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경기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막과 해설에 나오는 영어를 설명해주니까, 숙제도 열심히 해오더라고요.”

서울 동대문구 동대부중에서 축구부 학생 30여 명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황성아(사진) 강사는 2일 운동부 학생들을 ‘열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을 “축구라는 공감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언어학과 태솔(TESOLㆍ외국인 영어교육)로 석사학위를 받은 황 강사는 2009년 9월 동대부중 영어강사로 부임하자마자 “운동부 수업을 맡고 싶다”고 자원했다. 황 강사는 동대부중에 2007년 파주 NFC(축구대표팀 훈련센터)에서 U-17 대표팀 선수들에게 수개월간 영어를 가르칠 정도로 축구광이다. 처음에는 ‘알파벳 기초도 안된 학생이 많아 쉽게 지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자비로 사 모은 외국 축구 서적과 축구 기사들로 교재를 만들었다. 박지성 선수가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여주며 “미래 너희들이 뛰게 될 곳”이라며 자신감도 북돋웠다.

‘운동부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는 편견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학생들은 알파벳이 막힐 때는 우리말로 발음을 적어가며 문장을 외우기 시작했고, 훈련 때문에 수업이 몇 주 중단되자 ‘빨리 공부하고 싶다’는 조르기도 했다. 그는 “훈련하느라 피곤할 텐데도 잠까지 줄이며 숙제를 해 오고 교무실에까지 찾아 와 물을 정도”라며 “운동하느라 시간이 부족할 뿐이지 누구보다 명민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축구부 6명이 청담정보통신고 비즈니스영어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4번째 학기 수업을 시작하는 황 강사는 “국제축구연맹(FIFA) 상금 전액을 가난한 고국 라이베리아에 쾌척한, 아프리카 축구의 전설 조지 웨아(George Weah)처럼 성공한 선수를 넘어 아름다운 선수가 되는 길도 있다는 점을 수업에서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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