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주면 내 마음도 아픕니다
제 주변에는 행복한 부부가 한 쌍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안 어울리는 사람들입니다. 남편은 매사 진지하고 꼼꼼한 데 비해 부인은 낙천적이고 쾌활하거든요. 부인은 설렁설렁 넘기는 일이 많아 남편에게서 잔소리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저도 한번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말을 좀 심하게 하네' 할 정도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부부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느냐고요? 남편의 잔소리에 지칠 만도 하건만 부인은 그때마다 적당하게 잘도 넘어갑니다. 음식솜씨가 없다는 말에 "맞아요, 내가 얼굴이라도 안 예뻤으면 당신 같은 남편 어떻게 만났겠어?"라고 되받아칩니다. 말이 많다고 하면 "이게 다 우리집 절간 안 만들려고 하는 거지. 당신이 말수가 적은데 나까지 말을 안 해봐요. 여기가 집이야, 절간이지?"라고 합니다. 그렇게 남편의 공격을 잘도 빠져나가다 보니 심각했던 남편도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인은 알고 있습니다. 남편의 지적이 일리가 있고, 자신이 실수투성이라는 것을요. 남편이 무슨 악의가 있거나 싸움을 걸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의 허물을 인정하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문제는 의외로 간단해집니다.
인생을 편하게 살려면 마음의 그물구멍을 큼지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촘촘하면 사소한 갈등이나 문제들이 다 걸려 모이게 되지요. 찌꺼기들이 조금씩 모이면 언젠가는 쌓이게 될 거고, 수시로 버리지 않으면 그물은 아예 막혀버리겠지요. 사람 마음이 이런 지경에 이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터져버리겠지요. 참고 쌓아두면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마련입니다.
금실 좋은 부부도 싸움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남과 다른 점은 이기려고 싸우지 않는다는 것, 싸우고 나서도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 목숨 걸고 싸울 만한 일이 뭐가 있고, 설령 내가 이긴다고 한들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자신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아프니까요.
개그맨의 부인은 다들 미인입니다
별 것도 아닌 일로 다투는 커플들이 참 많습니다. 약속에 조금 늦었다,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 심지어 차를 마신 컵을 아무 데나 둔다고 싸우기도 합니다. 물론 사소한 일도 반복되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소중한 삶을 다투면서 보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은 성근 그물 구멍 밑으로 내려 보내고, 정말 중요한 일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면 갈등은 그만큼 줄어들겠지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해결방법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떨쳐버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하고 싶으세요? 그럼 이것 하나 만큼은 꼭 마련해두십시오. 인생에 대해, 배우자에 대해 적당히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 혹은 유머감각 말입니다.
유머감각 하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개그맨 부인들의 공통점이 뭔 줄 아세요? 미인이라는 겁니다. 키가 훤칠한 것도 아니고, 얼굴도 그저 그런, 고작해야 웃기는 재주 밖에 없어 보이는 그 남자들이 미인과 결혼하는 것이 같은 남자 입장에서 조금 배 아프긴 하더군요.
그러나 그들에게는 미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대단한 재능이 있습니다. 바로 웃기는 재주이지요. 웃음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킵니다. 유머감각 있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이 큰 만큼 상처를 받으면 더 아프다는 뜻이겠지요. 지금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있나요? 아프게 하고 있지는 않나요?
■ 남녀본색
부부 이혼사유 중 가장 빈번한 것이 성격차이다. 결혼생활에서 성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혼상대를 찾을 때는 성격보다는 다른 조건들을 우선적으로 보게 된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미혼 남녀들이 배우자 조건 중 성격을 어느 정도 고려하는지, 이혼 남녀들은 성격차이로 이혼한 경우는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미혼 남녀 중 성격을 중요시하는 경우는 27%에 불과했다. 이혼 남녀의 이혼사유 중 성격이 차지하는 비율은 71.1%나 됐다. 성격적인 조화를 많이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이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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