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아오르는 강원지사/ "지도부 거취 좌우할 승부처" 與野 올인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4 ∙27 재보선 지역 중 최대 승부처이다. 이 지역의 선거 결과는 여야 지도부의 거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
한나라당은 강원지사 후보를 4월 초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1일 "최대 규모의 선거인단을 당헌에 따라 '2(책임당원):3(일반당원):3(일반국민):2(여론조사)'의 비율로 구성해 경선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력 후보인 엄기영 전 MBC 사장은 2일 한나라당 강원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참여를 선언한다. 최흥집 전 강원 정무부지사도 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 최명희 강릉시장,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이호영 전 이명박 대통령예비후보 특보도 경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한때 변수로 거론됐던 '한승수 전 총리 카드'는 선거법상 주소이전 시한(2월25일)이 지나 무산됐다. 광역단체장 후보는 선거일 60일전까지 해당지역으로 주소지를 이전해야 한다.
민주당에서는 공을 들여 온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카드가 무산되면서 최근 출마를 선언하고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최문순 의원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최 의원은 1일 강원 오대산 월정사를 찾는 등 선거 행보에 돌입했다. 민주당도 당내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최 의원 외에도 조일현 전 의원이 경선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근식 강원 경제부지사와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양당의 유력후보인 엄 전 사장과 최 의원이 각각 당내 경선에서 이긴다면 전직 MBC 사장 간 대결이 펼쳐진다. 엄 전 사장이 최 의원의 춘천고 5년 선배다. 선거 판세에 대해 한나라당 관계자는 "대결 구도 측면에서 여당에 쉬운 게임이 아니다"고 말했고, 민주당 관계자도 "오차범위 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 노무현 고향 김해을/ 野 "불어라 노풍" 단일후보 추진 진땀…與 '김태호 카드'로 가닥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야권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영남에서 노풍(盧風)을 일으킬 수 있는 진원지인 김해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권 바람의 영남 상륙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김해를 차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총리후보자에서 낙마한 빅카드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1일 "어제 김 전 지사와 직접 통화했는데, '김해 시민의 여론이 중요한 만큼 이른 시일 내 귀국해 충분히 여론을 듣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김 전 지사는 5일 귀국한다. 한나라당은 "쉽지는 않겠지만 김 전 지사의 경쟁력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단일후보 선정을 위한 전초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후보난을 겪어 온 민주당은 2~4일 경선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 김윤현 온누리청소년수련원장 등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독자 후보를 내세운 뒤 국민참여당과의 후보 단일화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무공천을 요구해 온 국민참여당은 친노 인사인 이봉수 전 청와대 농업특보를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야권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더라도 재보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부담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등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인지도와 흥행을 높이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고민 깊은 분당을
與는 공천경쟁·野는 인물난… 손대표 차출·정운찬 출마 여부 촉각
4ㆍ27 재보선이 실시되는 경기 분당을은 여야 모두에게 골칫거리다. 여당은 나가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고, 야당은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골치가 아프다.
분당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인식되면서 여권 거물들의 각축장이 됐다. 강재섭 전 대표 등 예비후보 6명이 일찌감치 표밭 갈이에 들어간 가운데 정운찬 전 총리 출마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여기에 조윤선 정옥임 배은희 의원 등 인지도 높은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도 거명되고 있다.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공천이 결정되면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당내에는 "분당 공천을 잘못하면 분당(分黨)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있다.
아무래도 당 안팎 시선은 정 전 총리의 움직임에 쏠려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이 정 전 총리 쪽에 있다"는 얘기와 "경선 부담 때문에 정 전 총리가 출마를 거의 접었다"는 소문이 공존하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1일 정 전 총리의 출마 확률을 묻는 질문에 "월드컵에서 한국 우승 확률이 얼마죠"라고 반문하면서 "모든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김병욱 지역위원장 등 예비후보 외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이계안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나라당 거물급과 맞대결하기엔 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이 있는데 굳이 어려운 지역에 나와 고생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 일각에서는 '손학규 대표 차출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손 대표는 최근 "분당을 후보는 천천히 찾아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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