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등으로 20주 연속 국제 유가가 오르고 국내 유가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원유가는 불안정한 중동 정세 때문에 더 치솟을 전망이다. 구제역으로, 물가상승으로 어려워진 서민 경제가 이래저래 더욱 등골이 휠 만하다. 원유가가 오르면 국내 기름값은 덩달아 뛰지만 원유가가 내리면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특정 정유사 상표를 달지 않고 영업하는 무폴 주유소 도입 등으로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큰 효과가 없다.
KBS2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이 2일 밤 11시 5분 ‘독과점 시장, 기름값이 묘(!)하다’ 편을 통해 기름값에 얽힌 여러 미스터리를 들여다 본다.
경남 진주시에서 고추농사를 하는 박갑성씨는 지난 겨울 난방유 값만 1,500만원을 더 지출했다. 올해 한파까지 겹치면서 예년이면 한달 사용하던 기름 3,000L를 보름 만에 소진하면서 어려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아무리 올랐다 해도 2008년 유가 파동 때보다 배럴당 약 30달러가 낮은 상황. 그런데도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국제 유가와 국내 유가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국제 유가의 등락에 따라 국내 유가도 움직여야 하는데 국내 유가는 오르기만 하고 내리지는 않는 것이다.
제작진은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의 불공평한 관계를 통해 그 이유를 추적한다. 보통 정유사는 어느 주유소와 계약할 때 전량구매 계약을 유도하기에 주유소가 싼 기름을 구입하고 싶어도 다른 정유사와 별도의 계약을 할 수 없다고 프로그램은 밝혀낸다. 계약을 할 때도 기름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고 나중에 정유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는 것도 가격경쟁을 막고 있다. 제작진은 무폴 주유소가 정작 홍보의 한계에 부딪혀 정착하지 못한 현실 등도 소개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