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의 친위부대 등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교전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카다피 군은 반정부군이 점령한 트리폴리 인근의 도시를 연일 공습하고 있다. 트리폴리 외곽에 반정부 세력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완충지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반정부군은 점령지 사수를 외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화력이 열세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카다피 정부군의 제트기가 수도 트리폴리에서 740km 떨어진 브레가의 전략지역과 아즈다비야를 다시 공격했다고 CNN이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개의 폭탄이 아즈다비야 보급창 근처에, 두 개의 폭탄은 브레가 군 검문소와 정유공장 정문에 떨어졌다. 브레가 병원의 파타 알 모그라비는 AFP통신에 "전투기가 아침부터 정유회사와 거주지 사이 지역에 폭탄을 떨어뜨렸다"며 "현재까지는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습 목표물은 브레가의 대형 석유단지에 있는 활주로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이에 맞서 반정부군도 브레가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했고 대공포까지 동원해 반격 채비를 갖췄다. 아즈다비야에서도 대공포를 설치했다. 베르베르족 등 서부지역 부족들도 자유를 위해 반 카다피 대열에 동참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를 탈출하려는 난민수가 18만여명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네덜란드 해병대원 3명은 리비아에서 자국민의 탈출을 돕는 과정에서 카다피 군에 억류됐다. 벵가지와 아즈다비야에서는 수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전으로 숨진 이들을 위한 장례식이 열렸다.
브레가에서는 2일 정부군의 공격으로 치열한 교전이 발생, 반정부군은 한때 도시를 빼앗겼다가 재장악했다. 이날 교전에서 적어도 1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반정부 세력의 '국가위원회'는 니제르, 말리 정부 등이 카다피를 돕기 위해 군대를 파견했다며, 유엔에 대한 공습 요청 등 국제사회가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 조치에 대해서 계속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리바오둥(李保東)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2일 "(비행금지구역 설정관련) 국가마다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 중국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보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우리는 반정부세력의 요청을 주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군사개입 의도가 없음을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오는 11일 리비아 사태 논의를 위한 긴급 정상회의에 앞선 10일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주재로 긴급 외무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와 아랍연맹이 카다피의 절친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안한 중재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안드레스 이자라 베네수엘라 정보장관이 AFP에 전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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