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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3·1절 독도 콘서트/ "독도는 우리 땅 문화로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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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3·1절 독도 콘서트/ "독도는 우리 땅 문화로 알리고파"

입력
2011.03.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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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절인 1일 오후, 강원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30번지. 갈매기와 돌과 바람의 섬 독도에 드럼과, 펜더 기타, 트럼펫이 상륙했다. 가수 김장훈이 ‘전국 투어’의 일환으로 개최한 ‘독도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쾌속선 접안구역에 마련된 간이 콘서트장은 반크(VANKㆍ대학생 외교 사절단)와 V(Volunteer) 원정대 등 회원 200여 명이 포진했다. 그들이 타고 온 배 씨스타(Sea Star) 호에는 대형(5mX5m) 태극기가 내걸렸다. 괴팍한 날씨로 1년 중 약 100일만 접안을 허용한다는 독도. 비 섞인 바람은 매섭고 찼지만, 거칠지는 않았다.

오후 3시 20분. 애국가 제창으로 콘서트가 시작됐다. 김장훈의 “다같이 뛰어!”라는 구호와 함께 음악이 연주되자 무대와 객석은 혼신을 다해 춤추듯 뛰었고, 금세 달아오른 공연장의 울림은 너울을 지어 현해탄 너머까지 치닫는 듯했다. 반크 회원인 신지원(18)양은 “어렵사리 힘들게 독도에 왔지만, 와보니 왜 우리가 이 곳을 지키기 위해 일본과 싸우고 있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달 28일 이들의 독도행 첫 시도는 풍랑주의보로 좌절됐다. 이 날 아침까지도 만만찮은 파고에 비까지 몰아쳤다. 강릉해양청의 운항 허가는 출항 예정시각 직전에야 극적으로 내려졌고, 공연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려하던 스탭과 관객들은 너울 큰 뱃길 4시간을 신이 나서 내달려왔다.

‘독도 지킴이’로 활약해 온 김장훈에게도 독도 방문은 처음이었다. 김장훈은 “큰 사랑만큼 첫 만남을 소중히 하고 싶어 때를 기다려왔다”며 “너무 감동스러워 오히려 마음이 담담하다”고 말했다. 공황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약을 먹으며 견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콘서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썼고, 무대설치 비용과 초대 관객 등 300명 가까운 일행의 식비 일체를 부담했다. 이들이 타고 온 배는 공연 취지에 공감한 선사 측이 무상 제공했다.

콘서트는 약 1시간 10분 가량 진행됐다. 김장훈은 ‘난 남자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을 열창했고, 히트곡 ‘그대가 나와 같다면’을 ‘독도가 나와 같다면’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세션으로 북 장구 꽹과리가 가세했고, 김장훈은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를 바람소리보다 크게 연이어 외쳤다.

독도에 근무한 지 1년쯤 됐다는 독도 경비대 이우인(22) 상병은 “일본 사람들이 호적을 독도로 옮기는 등 안 좋은 얘기들만 듣다가 김장훈씨의 콘서트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이렇게 독도를 지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공연은 4시30분께 끝났고, 공연 스태프와 관객들은 질서정연하게 무대를 철거, 독도 접안장을처음 모습 그대로 되돌려놓은 뒤 배에 올랐다. 공연 열기에 바다도 들뜬 듯 너울은 오후 1시 입항할 때보다 거칠어져 있었다. 배에 오르기 전 김장훈은 독도경비대에 과자 등 간식 10상자를 선물했다.

김장훈은 “우리의 이 첫 ‘독도 콘서트’를 세계적 규모의 ‘독도 페스티벌’로 확장시키고 싶다”며 “제가 가수인 만큼 이 땅이 우리 것이라는 것을 문화적인 방법으로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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