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온라인 음악 상품의 종류와 가격을 담합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대기업 계열 음원사 10여개에 총 188억원을 부과하고, 일부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가 온라인 음악산업 불공정행위에 대해 처분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엠넷미디어 등 온라인 음악서비스업 6개사는 디지털 저작권보호장치 프로그램(DRM)이 적용되지 않은 Non-DRM 음원이 전면 허용되자, DRM 상품 매출을 유지하면서 Non-DRM 시장의 경쟁업체인 ‘소리바다’의 선점 이익을 무력화하기 위해 2008년 5월 가격과 상품규격 등을 담합했다. 이들은 Non-DRM에서 월정액 상품은 곡수 무제한 상품은 출시하지 않고 40곡ㆍ5,000원, 150곡ㆍ9,000원 상품만 출시키로 하는 등 5개 사항을 담합했고 그 해 12월에는 Non-DRM 복합상품 가격을 1,000원씩 담합 인상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SK텔레콤(19억6,400만원), 로엔엔터테인먼트(79억6,000만원), KT(8억1,100만원), KT뮤직(8억8,300만원), 엠넷미디어(5억7,000만원), 네오위즈벅스(6억6,200만원)에 총 128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5개사(KT 제외)는 검찰에 고발했다.
또 음원 유통업 13개 업체는 Non-DRM 다운로드 상품의 전면 허용에 따른 음원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Non-DRM 무제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음원 공급을 하지 않고 곡수 제한에 대해서만 공급을 해주되 40곡ㆍ5,000원, 150곡ㆍ9,000원 상품에만 공급키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들 13개 업체 가운데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 등 8개사에 대해 60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을 명령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온라인 음악의 주소비자인 청소년과 20,30대 젊은층의 비용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음악 상품을 접근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이 기대된다”며 “온라인 음악 이외에도 저작권, 특허권 등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는 산업의 권리행사 과정에서의 불공정 거래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조치에 대해 SK텔레콤을 비롯한 업체들은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서는 모든 음원을 확보해야 했고, 이를 위해 다운로드 곡수에 대한 업체간 협의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또 “5,000원, 9,000원 등 소비자 가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사용료 징수규정’을 따른 것으로 별도의 협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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