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적립식 자문형 랩어카운트(자문형 랩)에 제동이 걸렸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각 증권사에 적립식 자문형 랩 판매를 자제해달라는 권고를 전달했다. 적립식 랩은 한꺼번에 목돈을 맡기는 대신에 50만~100만원 이상씩 일정금액을 다달이 나눠 적립할 수 있도록 해, 최근 증권업계에서 개인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는 자문형랩의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이다. 자문형 랩은 통상 가입금액이 최소 5,000만원이다.
이 같은 금감원의 규제 방침에 따라 현대증권은 이날 적립식 자문형 랩 상품을 출시했으나 반나절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준비 중인 자문형 랩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적립식 판매를 규제할 방침을 알려왔다"며 "가이드라인 제정 때까지 판매해도 상관없지만 나중에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일단 판매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에는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상환되는 형태의 스폿형 자문형 랩 판매를 금지했다. 적립식 자문형 랩에 대해서도 사실상 적립식 펀드와 큰 차이가 없어, 고객 개개인마다 일대일로 계약을 맺고 맞춤 형태로 서비스해야 하는 랩 상품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적립식 자문형 랩을 출시한 증권사들은 더 이상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없게 됐다. 올 초 업계 최초로 적립식 자문형 랩을 선보인 삼성증권은 21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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