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 연습(Foal Eagle)이 시작된 28일 새벽.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대구 공군기지 활주로에 미국 C_17수송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 본토에서 중간 경유를 거치지 않고 세계 어느 곳이든 신속하게 투입이 가능한 대형수송기다.
C_17 기내에는 최신 장갑차인 스트라이커 세 대와 선발대 격인 소대 규모의 병력이 타고 있었다. 스트라이커는 군 지휘통제 네트워크와 연동한 첨단 사격장치를 갖추고 최고시속 99㎞까지 낼 수 있다. 키 리졸브, 독수리 연습의 주목적인 미 증원병력의 원활한 배치와 작전수행에 걸맞게 무장과 기동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비다. 스트라이커 부대는 보통 포병 1개 대대와 보병 3개 대대, 공병대대, 정보감시부대, 정찰부대로 구성된다.
키 리졸브는 위기관리 연습, 모의지휘소 연습, 사후 검토회의로 진행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이날 한국군과 미군은 주야 교대로 나뉘어 서울 용산의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충남 계룡대 등에 위치한 지하벙커에 들어가 10일까지 진행될 훈련의 임무를 숙지했다.
보통 키 리졸브 초기에는 북한의 국지도발로 시작했다가 전면전을 거친 뒤 아군의 반격을 통해 북한지역을 안정시키는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다. 특히 올해 훈련의 초점은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도발이다. 이에 대해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 포병전력과 무인정찰기 등 정찰수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펼쳐진다. 전면전에는 한미 연합사의 작전계획 5027이 적용된다.
훈련에 맞춰 스위스와 스웨덴 국적의 중립국감독위원회 국제참관단 10명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2, 3명씩 나뉘어 이날부터 판문점 본부를 떠나 전국 각지의 지휘소를 돌며 훈련이 방어적 목적으로 실시되는지 참관한다.
이와 관련, 미 항공모함의 참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항모가 투입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연합사는 이번 훈련 기간 중 사전 비축장비 열차 수송훈련(3일ㆍ경북 왜관의 캠프 캐롤), 스트라이커 부대 실사격 훈련(7일ㆍ경기 포천), 일본 가데나 기지에서 투입되는 병력과 장비 증원(8일ㆍ대구 공군기지), 연합ㆍ합동 해안 양륙 군수지원(23일ㆍ충남 안면도), 한미 연합 해난구조훈련(23일ㆍ부산) 등 5개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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