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실시된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강습회. 36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은 야구공식기록 작성법을 배우려는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3세 초등학생부터 68세 할아버지까지, 40%가 넘는 여성 팬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열기로 뜨거웠다.
현장에 있던 KBO 관계자는 "강습회를 알리는 공지사항을 띄운 지 4일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고 말했다. 올해 30회째를 맞은 강습회는 2009년 250여명, 지난해 300여명 등 해마다 증가 추세다. 강의 초반 타자 이름, 볼 카운트, 타구의 종류와 방향, 송구 기호 등은 비교적 간단해 이해가 쉬웠다. 예를 들어 3루수 플라이 아웃의 경우, 3루수를 뜻하는 숫자 5번 앞에 플라이의 F를 써 'F5'라고 적는 방식이다.
그러나 야구장에서는 이 보다 훨씬 복잡한 장면이 수 없이 연출, 반복된다. 더블플레이를 비롯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후속 타자의 타석 결과에 따라 예측 불허의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기록 작성법이 당연히 어려워지다 보니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했다. 단 3일간 야구장에서 일어 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기록지의 작은 네모 칸에 적어 넣는 방법을 배우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KBO의 강의 방식과 수준이 아쉽기만 하다. 대형 화면에 비친 문서 형태의 글과 기호를 기록원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제 경기장면을 동영상 등을 통해 보고 기록했으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텐데"라는 팬들의 아쉬움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 이유다.
"앞으로는 기회가 적은 지방에서도 강습회를 열수 있도록 방안을 찾고 있다"는 KBO. 강습회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강의 방식 등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봐야 할 시점이다. 올 시즌 목표인 '관중 650만명 돌파'는 이런 자발적인 팬들이 더욱 많아져야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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