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찰스 로드(26∙203㎝)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진행형 선수'다. 한국에 오기 전 주로 포워드로 뛰었던 로드는 고무공 같은 탄력을 종종 뽐내긴 하지만 골밑에서의 피봇 능력과 리바운드 위치 선정 등은 다소 떨어진다. 전창진 KT 감독의 눈에는 모든 게 부족하다.
전 감독은 올시즌 초부터 '로드 길들이기'에 나섰다. 벤치로 들어올 때마다 로드의 움직임을 호되게 나무랐다. 전 감독은 훈련 때도 로드를 따로 불러 '일대일 과외'도 마다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애증'의 관계다. 전 감독은 최근 '에이스' 제스퍼 존슨이 왼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상황에서 "이제는 로드가 정말로 잘 해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전 감독이 믿을 선수는 로드뿐이다.
로드가 KT에 귀중한 3연승을 선물했다. 로드는 2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 프로농구 정규시즌 안양 인삼공사전에서 21점 11리바운드를 쓸어 담으며 팀의 80-6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KT는 34승(12패)째를 올리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정규시즌 8경기가 남은 가운데 2위 인천 전자랜드(32승14패)와는 2경기 차다.
전반까지 36-32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KT는 3쿼터 시작 후 5분간 인삼공사를 단 2점으로 묶어놓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3쿼터 막판 조성민의 외곽포에 로드의 자유투로 58-46으로 달아난 KT는 4쿼터 초반 로드의 호쾌한 덩크슛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KT는 조성민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4점, 박상오가 13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로드의 활약을 도왔다. 인삼공사는 올시즌 KT에 6전 전패를 당했다.
한편 전주 KCC는 안방에서 열린 창원 LG전에서 81-74로 승리, 30승(17패) 고지를 밟으며 원주 동부(29승17패)를 반 경기 차로 누르고 단독 3위가 됐다. 대구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홈팀 오리온스를 88-63으로 크게 이겼다. 모비스는 8연패 끝.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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