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최소한도로 생산하고 있다."
반정부시위대가 장악한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서쪽으로 200㎞떨어진 주요 원유수출도시 브레가에 위치한 브레가 석유복합단지. 원유저장시설 총 책임자인 파티 에이사는 "지난 15일 시위발생 이후 일일 원유 생산량이 9만 배럴에서 1만1,000 배럴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은 리비아의 주요 원유수출항인 브레가가 버려진 도시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1주일 이상 지속된 시위로 근로자가 빠져나가고, 원유를 실어갈 배들이 도착하지 않으면서 생산량이 평소의 10%대로 떨어졌다.
반정부시위 이후 리비아 원유 수출량 변화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없지만 지역 전반에 걸쳐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확연한 사실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대부분의 리비아 항구는 기상악화와 인력부족 또는 생산중단으로 닫힌 상태다. IEA는 리비아 전체적인 원유생산이 일일 160만 배럴에서 85만 배럴로 줄었다고 전했다.
에이사는 "최소한의 운영자와 기술자만을 남겨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생산량은 최저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브레가 석유복합단지는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가스통뿐만 아니라 발전소, 탈염공장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천연가스 생산은 지속하고 있다.
브레가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주요 원유 수출항 라스 나누프도 인력이 떠나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이 곳은 친 카다피 세력이 점유하고 있는 수르트 지역과 가깝기 때문에 충돌의 우려가 높다. 라스라누프, 토브룩, 브레가, 즈위티나 등이 위치한 시르테만은 리비아 원유수출의 77%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카다피 정권 생존에 있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 원유 생산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석유시장에 큰 타격을 주는 이유에 대해 리비아 원유가 대부분 유럽으로 수출되며, 유황성분이 적어 쉽게 정제할 수 있는 경질유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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