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로 전국 각지에서 열 예정이던 3ㆍ1절 기념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ㆍ연기됐다.
충남도는 매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연 3ㆍ1운동 기념식을 올해는 구제역 확산을 감안해 열지 않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3ㆍ1절 기념식이 취소되기는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이날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아 92주년 기념 공식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강당에서 태극기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 화성시가 매년 향남읍 제암리 일대에서 개최한 '제암리 만세 운동'도 올해는 재현하지 않기로 했다. 이곳은 1919년 4월 15일 일본 군대에 주민 30여명이 학살당한 순국유적지다. 안성시도 매년 3ㆍ1운동기념관에서 열던 '2일간의 해방' 행사를 4월 2일로 연기했다. 2일간의 해방이란 1919년 4월 1일 2,000여명의 안성 농민이 봉기해 관내에 있던 일본인을 내쫓고 이틀간 해방과 자유를 누렸던 사건이다.
'구제역 청정지역'인 경남 창녕군도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개최하려던 제 50회 3ㆍ1민속문화제를 전격 취소했다. 하지만 내달 1일 영남지역 만세운동을 이끈 24인 결사대 독립위령제는 간소하게 열기로 했다.
경북도는 매년 일선 시ㆍ군을 돌면서 개최하던 3ㆍ1절 행사를 올해는 1일 오전 도청 강당에서 3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기로 했다. 인천 황어 장터 기념식을 계획했던 인천 계양구와 구제역으로 큰 피해를 본 충북 음성ㆍ청원군도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하지만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북은 대부분 예정대로 3ㆍ1절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경기 용인시도 문예회관 인근에서 용인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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