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일 '남북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등 최근 잇따라 남북대화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은 전혀 없다.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우선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북한의 태도 변화만을 기다리면서 대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 "2011년에 북한 핵 폐기를 6자회담을 통해 이뤄내고, 대한민국은 남북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지금까지 네 차례나 남북대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1월 초 신년 특별연설을 통해서는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고 말했고, 2월 초 신년 방송좌담회에서는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절 기념사의 남북관계 언급은 이전보다 진일보한 자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4, 5월 이후에는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도 남북대화를 적극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난 후 우리측이 먼저 남북 군사실무회담의 재개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도발 책임 문제를 짚어야 남북관계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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