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우리나라의 태양광ㆍ풍력ㆍ수처리 분야 녹색산업기술 수출 기업이 불가리아에 몰려들고 있다. 녹색성장이 우리 정부 경제정책의 근간이 된 지도 어언 3년. 개도국은 물론 선진국에도 귀감이 되고 있는 녹색성장 정책이 이제 본격적인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 마케도니아 등 동유럽은 풍광이 좋고 땅값이 싸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 진출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더욱이 EU 회원국인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경우 EU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2020년까지 총에너지 생산의 16~2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현재 5% 수준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올려야 하니 외국의 녹색산업 투자 진출이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
불가리아에서 2020년까지 태양광발전의 경우 300㎿, 풍력발전의 경우 1,250㎿의 신규 수요가 있다. 통상 1㎿의 태양광발전을 위해 30억~5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니 투자수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동유럽 국가들 중에서 유독 불가리아에 우리의 태양광이나 풍력 관련 기업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불가리아 정부는 3월 중에 국회에서 통과될 재생에너지 관련법을 통해 일반 전기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의 발전차액 보전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차액 보전액수는 1㎾ 당 태양광의 경우 550원, 풍력의 경우 135원이다. 한편 태양광은 25년간, 풍력은 15년간 고정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전력공사에서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1㎡ 당 500원도 안 되는 값싼 땅값은 수출과 투자 진출의 최적 요건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인 S기업은 6개월도 안된 기간에 6.25㎿의 태양광발전 시범단지를 부분 준공한 바 있다. S기업과 발전 회사인 N기업은 국책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용하여 금년 중 45㎿ 규모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S기업의 과감한 투자 진출에 자극받은 기업들은 너도나도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를 향한 신천지 개발의 꿈을 안고 불가리아로 몰려 들고 있다. H그룹 컨소시엄, L기업, H기업, S기업 등 다수의 기업들이 작년 말부터 불가리아 재생에너지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에너지분야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AES, 일본의 도시바와 미쯔비시 등 외국 기업들이 한 발 앞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진출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불가리아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는 외국 기업들이 발전 차액만 노릴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에서 부품과 원자재를 생산하고 고용도 병행하면 신뢰와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녹색산업기술 수출은 이제 더 이상 선진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기업들은 기술 선진국은 물론 저가 생산국인 중국과도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출과 투자 진출은 그 자체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무공해산업 수출이고 또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년 3월 중순 불가리아와 제1차 산업협력위원회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포럼을 수도 소피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불가리아 투자진출이나 기자재공급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많이 참가해서 한창 붐이 일고 있는 태양광ㆍ풍력 발전 등 녹색산업기술 수출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전비호 주불가리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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