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여훈구)는 25일 경제개혁연대와 현대차 소액주주 14명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상대로 “계열사 부당 지원과 정 회장의 글로비스 주식 취득으로 현대차가 입은 손실 1조926억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정 회장 등은 현대차에 82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에 부품단가 인상, 물량 몰아주기 등의 방법으로 1,407억여원을 부당 지원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정 회장은 현대차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하고 임무를 다하지 못한 만큼 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의 부당 지원 행위를 적발해 558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번 소송의 최대 쟁점이었던, 글로비스 설립 당시 출자 지분을 현대차가 인수(회사기회)하지 않고 포기해 정 회장 부자가 취득(유용)함으로써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글로비스 주식 취득으로 정 회장이 얻은 1조원의 이익은 현대차의 손실”이라고 한 원고 측 주장은 “현대차에게 글로비수 주식 인수는 구체적 사업기회로 보기 어려워 정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글로비스는 2001년 정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60대 40의 비율로 50억원을 투자해 만든 회사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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