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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씨앗 뿌리고… 삼성 새 도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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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씨앗 뿌리고… 삼성 새 도전 나섰다

입력
2011.02.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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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은 인류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바이오제약에 대한 투자를 앞 당길 것을 지시하며 한 말이다.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게 없었다. 특히 그의 눈이 이미 전 인류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반도체와 LCD, TV와 휴대폰 등을 글로벌 정상에 올려 놓은 그가 바이오제약에선 또 어떤 신화를 만들어낼까.

메모리반도체 보다 큰 바이오의약품 시장

삼성이 25일 미국 퀸타일즈와 3,0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것은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에 본격 나서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전 세계 제약 시장은 합성 의약품에서 백신 및 항체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442억달러였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2020년엔 2,6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958억달러)보다 훨씬 큰 것이다. 특히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을 전후해 만료될 예정이어서, 복제약을 일컫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매년 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회장이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미래 사업이자 전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적극 투자하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물론 쉬운 일은 없다. 의약품을 개발하고 임상 시험을 거쳐 의약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은 뒤 이를 생산, 전 세계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막대한 투자, 전문화한 기업과의 협업 등이 필수다. 삼성은 전략은 비교적 강점을 가진 제조 경쟁력을 활용하겠다는 것.

세계적인 제약사는 자신들이 직접 의약품을 생산하기 보다 이를 전문 생산 대행사에 맡기는 경향이 강하다. 생산 설비를 갖고 있는 경우의 위험도를 줄이려는 조치이다. 후발 주자인 삼성으로서는 여기에서 첫걸음을 뗄 수 밖에 없다. 반도체 생산 노하우를 활용할 경우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CMOㆍ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삼성은 나아가 CMO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를 통한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병행, 2016년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본격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제약 사업의 꽃인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진출한다. 삼성의료원과 삼성전자의 기술을 토대로 의료 관련 사업의 융ㆍ복합화를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부진 사장 관련된 에버랜드 삼성물산 참여

바이오제약 사업을 위한 퀸타일러와의 합작사에 삼성전자(40%)와 삼성에버랜드(40%), 삼성물산(10%)이 참여한 것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김태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부사장은 "당초 바이오제약은 삼성전자와 에버랜드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제안을 한 사업"이라며 "특히 에버랜드는 미래성장 동력에 대한 갈증과 열망이 남 다르다"고 말했다

. 김 부사장은 에버랜드의 식품안전 연구 기능과 그린 바이오 분야의 전문 인력이 풍부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삼성물산에 대해선 플랜트 설계와 시공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과 전 세계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그러나 이 회장의 첫째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에버랜드 사장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과 3세 계열 분리 등이 어떻게든 연계될 것이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이 송도를 사업 부지로 정한 것도 눈에 띈다. 바이오제약의 경우 생산된 제품을 대부분 해외로 수출할 것이라는 점, 냉장ㆍ냉동 항공 물류가 필수라는 점, 해외 제약업체들의 입ㆍ출국과 외국인 임원의 주거 등이 편리해야 한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게 삼성 설명이다.

삼성은 지난해 친환경 에너지 및 헬스케어 관련 신사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바이오 제약은 2조1,000억원이 배정된 상태. 이날 나온 3,000억원은 그 일부다. 합작사 규모는 300여명으로 출발은 미약한 편이고 창대함을 확인하는 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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