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5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을 다루기 위해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국익을 위해 어느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기존의 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에 여야 정보위원들은 “이렇게 할 것이라면 간담회를 왜 하느냐”고 비난했다. 특히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도중에 퇴장하는 바람에 간담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여야 정보위원들은 이날 오전7시30분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국가정보원 1, 2, 3차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시작했다. 15분 가량의 조찬이 끝난 뒤 김남수 국정원 3차장이 “최근의 일련의 사태는 유감이다. 국익 차원에서 신중히 다뤄져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이렇다저렇다 확인해줄 수 없다.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으니 인내해 달라”며 약 30초 동안 공식 브리핑을 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은 “이럴 거면 뭐 하러 아침 시간에 불렀느냐. 국정원이 준비조차 하지 않고 왔다”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마저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냐”고 화를 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소동이 벌어진 지 5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민주당 의원들이 뒤따라 퇴장하면서 간담회는 20여분 만에 끝나고 말았다.
여야 의원들은 “내달 4일 열리는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간담회 파행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원세훈 국정원장과 김남수 3차장은 해임돼야 하고, 형사책임도 져야 할 것”고 말했다. 하지만 권영세 정보위원장과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황진하 의원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정보기관은 속성상 무대응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보고 시점을 묻는 박선숙 민주당 의원 질문에 “사건 발생 다음날(17일) 아침에 보고받았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차관은 그 전날 저녁 때 보고받았지만 단순 절도 사건으로 봤기 때문에 내부 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즉각 자신에게 보고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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