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의 승패는 카다피 정권과 반정부 세력의 무력 수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양적, 질적인 면에선 혁명수비대와 용병 등을 앞세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측이 반정부 세력을 압도한다. 반면 투항한 정부군과 시위대 중심의 반정부 세력은 병력과 무장이 상대적으로 빈약하지만 점차 강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리비아 군대 병력은 11만9,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만5,000명이 정규군이고 나머지는 보안군, 민병대 등으로 알려져 있다. 탱크 장갑차 2,200대, 미그-23 등 군용 비행기 500대도 보유하고 있다. 동부 벵가지를 중심으로 일부 정규군이 반정부 세력 쪽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군 병력 대부분은 여전히 카다피 편일 것으로 추정된다.
카다피 친위 병력은 혁명수비대(5,000명 안팎) 산하의 특수부대, 보안군, 민병대, 용병 등이다. 혁명수비대 가운데 대표적인 부대가 카다피의 막내아들인 카미스가 이끄는 32여단, 일명 카미스여단이다. 리비아군 최정예 부대로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과거 오스만제국 보병부대의 이름을 따 ‘재너세리’로 불리는 청년부대도 카다피 친위병력으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인민민병대도 4만5,000명에 이른다. 게다가 최후의 순간에는 카다피가 겨자가스 같은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용병도 무시할 수 없다. 차드, 니제르 등 아프리카 출신 용병 7,000여명은 ‘이슬람 범아프리카 군단’으로 불리며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 우크라이나 출신 공군 조종사 용병도 있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반정부 세력의 경우 벵가지수비대 등 정규군 출신의 이탈 병력과 와르팔라 등 반카다피 선언을 한 부족 출신의 군인, 시위대가 중심이다. 무장은지역 무기고에서 챙긴 AK-47 소총, 유탄발사기 등이 중심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혁명군’을 자처하면서 무기상으로부터 밀수로 대공포 같은 중화기도 확보하는 등 반군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를 탈출한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도 “카다피의 용병들을 미리 매복하고 있던 반정부군이 대부분 사살하는 등 무장과 작전능력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도 트리폴리로 향하는 길은 사막도로여서 카다피 측의 공습을 피하기 힘들다.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이 나서서 이라크 등에 적용했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 카다피 측 공군기가 뜨지 못하도록 해 반정부 세력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 반정부 세력이 일방적으로 몰릴 때 NATO와 미군 중심의 다국적군이 파견된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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