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자국 내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일가, 측근들의 자산을 추적해 동결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카다피가 유럽 곳곳에 숨겨 놓은 자산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2년 넘는 통치기간 동안 엄청난 국부를 해외에 빼돌린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카다피가 영국에 수십억파운드에 달하는 자산을 숨겨 놓은 것으로 확인돼, 영국 정부가 조만간 동결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다피는 은행계좌 및 금융 자산으로 수십억파운드를 예치하고 있으며, 런던에 1,000만파운드(약182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와 그의 일가를 포함해 리비아 고위 관료들의 영국 내 자산은 총 200억파운드(약36조4,000억원)에 달하며 대부분 수도 런던에 집중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 재무부는 카다피가 숨겨놓은 자산을 추적하는 팀을 구성했으며 조만간 카다피가 권좌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 자산을 모두 동결키로 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영국 국민을 리비아에서 탈출시키는 것이지만 (자산 파악 등)준비가 완료되면 동결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정부도 이날 자국 내 카다피 및 측근들의 자산을 모두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외무부는 "리비아 국가 재산이 카다피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의회가 동결을 승인했다"며 "이 조치는 즉시 유효하며 앞으로 3년간 유지된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중앙 은행은 카다피 측이 약 6억8,000만달러(약7,66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자국 은행에 예치해 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지언론 스위스인포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카다피와 그의 아내, 자녀들 등 총 28명을 동결조치 명단에 올렸다.
앞서 23일에는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석유회사 타모일을 통해 카다피가 투자한 수십억유로의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은 25일 금수조치를 포함한 리비아 제재 방안에 합의하면서 카다피의 해외 자산 동결조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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