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배준현)는 반미투쟁 내용 등을 담은 연극 대본을 작성하고 공연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ㆍ고무죄)로 기소된 실천연대 소속 가극단 회원 강모씨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적단체로 확정된 실천연대가 북한 핵실험을 지지ㆍ옹호하는 활동 등을 한 다른 혐의는 유죄로 인정, 이들에게 각각 징역2년과 집행유예3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강씨 등이 무대에 올린 연극은 할머니가 6ㆍ25 당시 미군 폭격으로 죽은 남편의 행방을 찾던 중 경찰에 의해 타살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손녀가 '미군을 몰아내라'는 할머니의 유언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강씨 등은 또 북한의 연방제 통일 방안에 동조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간부 김양무씨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도 무대에 올렸다.
재판부는 "연극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제로 표현했으나 예술 창작활동은 작품의 소재나 표현방식 등에서 비교적 폭넓은 자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며 "해당 작품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민련 간부 추모 연극에 대해서도 "김양무라는 특정인의 일대기를 다룬 특성상 그의 구체적 활동과 주장을 표현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을 그대로 묘사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적극적 위험성을 가지는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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