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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미세한 변화 조짐도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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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미세한 변화 조짐도 주목할 때

입력
2011.02.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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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튀니지에서 시작한 중동 민주화 바람의 기세가 무섭다. 이제 중동과 아랍권을 넘어 전 세계의 독재 권력을 위협할 조짐이다. 중국에서는 20일 1차 시도에 이어 27일 다시 '재스민 집회'가 예고돼 있다. 때마침 북한에서도 주민 시위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와 마침내 민주화 바람이 파고 들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일부 언론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신의주 등 중국 국경과 가까운 평안북도 일대에서 주민들이 쌀과 전기를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전직 보안서장이 주민 돌팔매에 맞아 피살됐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어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화폐개혁 실패나 장마당 과잉단속에 따른 생계형 저항은 더러 있었지만, 정치적 의미를 둘 만한 조직적 시위나 소요 사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 열풍에 휩싸인 중동 국가들과 북한은 사정이 많이 다른 게 사실이다. 외부와 고립된 상태에서 주민 통제가 철저하다. 휴대폰이 30만 대 이상 보급됐다고 하나 활용이 제한적이고 인터넷 사용도 자유롭지 않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반체제 정보를 유통시키거나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시위를 주도할 만한 조직이나 단체도 없다는 게 정설이다. 중동 사태에 바짝 긴장한 정권이 주민 사상교육과 외부정보 차단 조치를 강화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동 민주화 바람이 북한의 변화를 재촉할 가능성은 아직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 당국자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역사적 사건들은 종종 합리적 분석과 예측을 훌쩍 뛰어넘어 진행됐다. 이번 중동 사태도 내로라 하는 전문가들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에서도 뜻밖의 사태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단발적인 생계형 저항이라도 곳곳에서 쌓이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북한의 변화 조짐을 주목하면서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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