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숨진 박모(29)씨의 남편 백모(32ㆍ종합병원 레지던트)씨를 부부싸움 도중 박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24일 구속 수감했다.
서울서부지법 이우철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백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후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백씨 구속은 지난달 14일 사건 발생 이후 40여일 만이다. 경찰은 지난 4일 백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사고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의자의 방어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3시부터 6시41분 사이에 집에서 박씨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손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경찰은 백씨에 대한 영장을 재차 신청하면서 2,000페이지 가까운 수사기록을 제출했다. 경찰은 백씨가 “부부싸움은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2차 소견서를 바탕으로 부부의 몸에 난 상처, 백씨의 옷에 묻은 피에서 두 사람의 DNA가 섞여 검출된 점, 욕실 등에서 발견된 혈흔이 비산흔이라는 점 등을 들어 부부싸움이 있었다고 증명했다.
특히 경찰은 1차 영장 신청 때와 달리 박씨의 목에서 발견된 손자국을 증거로 제시해 타살임을 입증했고, 박씨 사후 행적에 대한 백씨 진술의 허점을 밝혀냈다.
백씨 측은 그간 박씨의 죽음은 사고사라며 “만삭의 임신부가 쓰러지면서 자연스레 목이 눌릴 수 있는데다, 제3자에 의한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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