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고영복 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24일 오전1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966년부터 1993년 정년퇴임 때까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한 고인은 한국사회학회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사회학계 태두(泰斗)로 불려져 왔다.
고인은 그러나 이화여대 강사로 재직하던 1961년 재북 삼촌의 소식을 전하며 접근한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1996년까지 북한 공작원과 수 차례 접촉하고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1997년 구속 기소됐다. 당시 ‘서울대 교수가 간첩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파문이 일었지만, 공판 과정에서 간첩 혐의의 상당 부분이 과장됐던 것으로 드러나 형기가 7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법원은 당시 “언론에 알려진 정세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는 간첩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고인은 1999년 2월 사면된 뒤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자신이 설립한 사회문화연구소에서 연구와 집필활동에 전념했으며 지난해 9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6개월째 투병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연희씨와 딸 혜경 균희 수경씨가 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8시30분. (02)341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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