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반정부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에 콧방귀를 끼는 ‘믿는 구석’은 바로 이들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시민혁명이 성공한 튀니지나 이집트는 군부가 혁명 전후 핵심 권력을 쥔 반면, 리비아 군부는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자신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했던 방식이 재연될 것을 두려워한 카다피가 군부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BBC는 4만여 리비아 정규군은 장비가 열악하며 제대로 된 훈련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에서 정규군이 항명, 이탈한 것과 카다피의 보안군이 동부지역 군병영을 공격한 것만 봐도 카다피와 군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신 카다피는 구 독일의 비밀경찰인 슈타지와 같은 내부 안보조직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조직은 카다피의 아들들이 한 때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은 카다피의 동서인 압둘라 세누시가 이끌고 있다.
카다피가 이끄는 혁명위원회 소속 정예화된 준 군사조직인 보안군은 규모와 무력면에서 정규군을 압도하는 핵심 조직이다. 카다피의 5남 한니발이 이끄는 총 11만9,000여명의 보안군은 카다피의 운명을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
카다피가 족장인 알카다파 부족 및 서부 부족들 역시 그의 버팀목이다. 카다피는 41년간의 통치를 통해 이 지역 출신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앉혀 정권을 유지해왔다. 동쪽에 비해 서부에서 반정부시위가 드문 이유다. 여기에 돈을 받고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출신 용병들도 카다피를 지탱해 주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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