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 진압에 대해 "(리비아인들이 겪는) 고통과 유혈사태는 충격적이며 용납될 수 없다"며 리비아 사태 개입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리비아 정부는 평화적 시위대에 대해 총격을 명령하는 등 국제적인 규범과 상식을 위반했다"며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향후 상황 변화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지난달 15일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리비아 관련 직접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차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연합(EU)은 즉각 리비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대 리비아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28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로 보내기로 했다. 미국은 2005년 해제한 대 리비아 경제 제재 부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독재정권의 변화를 요구하지도 않고,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도 언급하지 않고, 리비아 제재안도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날 발언을 평가절하했다. 일각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너무 늦었고 미국의 대 리비아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리비아 체류 미국민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입장 표명을 자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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