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만기일 옵션쇼크 사태'를 일으킨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관계자와 한국도이치증권 및 이 증권사 직원 등이 검찰에 고발됐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도이치은행 홍콩지점의 매매 관계자 3명과 뉴욕 도이치은행증권 직원 1명, 한국도이치증권 직원 1명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도이치증권에 대해선 6개월간 파생상품 영업정지라는 초강경 제재 조치를 내렸다. 증선위는 그러나 도이치은행 본점은 이번 사태에서 직접적인 개입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검찰 고발을 하지 않았다.
옵션쇼크 사태란 지난해 11월11일 옵션 만기일 당시 폐장 직전 10분간 2조3,000억원의 매도 주문이 한국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가 순식간에 53포인트나 급락했던 사건. 당시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반면 한국도이치증권 등은 448억원 가량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증선위 조사 결과, 도이치은행 홍콩지점은 지난해 5월부터 포스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기업 주식을 매입해 하반기에는 상당한 수준의 평가 차익을 거뒀다. 충분한 수익률을 올렸다고 판단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은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기로 했는데, 주가 하락 시 이익을 얻는 풋옵션을 미리 사 놓고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하면 지수가 떨어져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전에 풋옵션을 대량으로 매입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관계자들은 '거사일'인 11월11일 한국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물을 쏟아냈고, 계열 관계여서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한국도이치증권 직원도 풋옵션을 샀다가 이익을 봤다.
한국거래소도 25일 한국도이치증권과 관련한 시장감시위원회를 열고 제재금 등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고 시장에 미친 교란 행위의 파급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사상 최대의 제재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도이치은행은 이에 대해 "회사와 직원들은 이번 제재조치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도이치증권의 영업정지조치는 극히 일부 업무에 국한돼 있어 한국에서의 대부분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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