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정계에서 은퇴하라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박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형님을 정계 은퇴시켜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리자 한나라당은 23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최악의 한심한 연설’ ‘반간계(反間計)’라고 공격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부 의원들이 격렬히 항의하긴 했지만 “아직 분이 덜 풀렸다”는 반응이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ㆍ중진 연석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의 어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최악의 연설이자 정치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도, 금도도 저버린 한심한 내용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국회)연설은 정당의 정강정책 기본입장을 가장 엄선되고 품격있는 언어로 국민에 밝혀 온 비전의 장”이라며 “이마저 정쟁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국회 선진화를 위한 근본적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박 원내대표의 연설은 정부 여당으로서 따끔한 지적으로 들을만한 내용도 있었지만 금도를 넘어선 주장들이 있었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명박정부를 유신독재나 5공독재로 비유한 것이 금도를 벗어났고 특정인의 정계은퇴를 촉구한 것은 당내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반간계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공 때 박 원내대표 자신이 어떤 정치행보를 보였는지 스스로 반성하라”고 쏘아 붙였다. 박 원내대표가 1980년 초반 군사정권시절 미국 뉴욕 한인회장을 지내면서 당시 미국을 방문한 전두환 대통령의 환영행사 모임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을 다시 꺼내 공격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날 박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고함을 지르며 항의한 것이 도리어 도를 벗어난 행위였다고 맞받아 쳤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 선진화를 이야기했는데 박 대표의 연설 도중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보인 모습이 과연 무엇인가”라며 “국회 선진화와는 거리가 먼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형님 인사’를 재차 거론하며 ‘형님 정계 퇴진론’에 기름을 부었다. 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 정권에서 골품제가 완벽히 부활했는데 포항 출신이 성골이고 대통령 측근과 영남 출신은 진골”이라며 “이명박 왕조의 형님ㆍ영남 골품 인사는 정말 나라를 망치는 망국 인사”라고 주장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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