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의 정세 불안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면서, 시장을 보는 증시 전문가들의 시선도 날카로워 졌다. 그 동안 외국인의 '바이(bye) 코리아'를 일시적으로 봤던 태도가 이제 부정적으로 바뀐 것이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30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22일 주식시장은 개장과 함께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38포인트(1.76%) 급락한 1,969.92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8.53포인트(1.64%) 내린 512.06에 마감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그 동안 외국인의 매도는 신흥시장의 인플레 현상에 따른 일시적 차익실현이었으나, 오늘 3,200억원 넘게 팔아 치운 것은 유가 불안 문제와 향후 통화당국의 긴축 정책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비아의 내전 위기와 만에 하나 올지도 모를 '제3차 오일쇼크' 등 너무 많은 변수가 시장을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있어 외국인이 안전자산쪽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이 리비아 사태를 이집트 사태와 다르게 보고 있다"며 "리비아가 산유국인데다 카다피 정권이 폭력적이어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는 유가에 따라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유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추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9.50원 오른 1,127.60원으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중동발 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작용하면서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를 기록했다.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내린 4.32%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07%포인트 하락한 3.89%로 장을 마쳤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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