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위 사태가 격화되면서 석유 및 건설업체 근로자를 비롯한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혼란을 틈타 외국인과 외국 기업에 대한 폭력과 약탈이 빈번해지면서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러시아는 22일(현지시간) 리비아에 거주하는 500여명의 자국민을 소개하기 위해 비행편을 마련했다. 중국 정부도 리비아 현지 중국인 건설노동자가 일하는 건설현장에 대한 약탈이 벌어지자 즉각 소개령을 내리고, 자국민에게 리비아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고 AFP가 전했다. 시위의 중심도시인 벵가지에서 자국민이 공격을 받은 터키는 벵가지 공항에 항공기 착륙이 불허되자, 대형 여객선 2대를 보낼 방침이다. 건설노동자들이 대다수인 터키인들은 내륙 교통편을 이용해 이집트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많은 유럽인들은 가장 빠른 교통편으로 몰타 등으로 일단 대피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리비아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외국계 석유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생산을 중단하고 빠져나올 것을 지시하고 있다. 리비아에서 작업 중이던 최대 해외 에너지업체인 이탈리아의 에니(ENI)는 최소한의 직원만 남긴 채 직원 및 가족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노르웨이 에너지업체 스태토일도 트리폴리 소재 사무소를 폐쇄했으며 임직원들이 철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21일에도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수도 트리폴리에 자국민 포함, 유럽연합(EU) 국적 리비아 거주자를 소개하기 위해 군 비행기를 급파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트리폴리를 오가는 일반 여객기의 예약이 꽉 차, 더 많은 좌석을 가진 항공기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도 리비아 내 자국민들에게 즉각 떠날 것을 당부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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