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맡은 적 없어 가능성 클 듯
허창수 GS 회장이 제33대 전경련 회장에 추대된 가운데 신임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경련 부회장을 한번도 배출하지 않은 현대ㆍ기아차에서 추천한 인물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교체될 확률이 커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이 새로 선임되면 부회장도 바뀌는 게 지금까지 관례였고 이치에도 맞다"며 "정 부회장은 이미 오랫동안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재계 인사에서 확인되고 있는 세대교체의 바람도 정 부회장의 입지를 좁혀놓고 있다. 정 부회장은 허 회장보다 두 살이나 많다. 또 허 회장의 경우 지난 12년간 전경련을 이끌었던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나 조석래 효성 회장처럼 70대가 아닌 60대란 점도 젊은 인사 발탁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정 부회장이 유임될 경우 전경련을 범LG가(家)가 싹쓸이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허 회장은 2004년 LG에서 분가했고, 정 부회장은 LG CNS 사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재계의 관심은 오히려 차기 상근 부회장을 어느 그룹에서 맡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전경련 상근 부회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현대ㆍ기아차가 시선을 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SK, LG 출신 인사들은 모두 전경련 명예회장이나 상근 부회장을 지낸 적은 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한 번도 없다"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깊이 관여했던 전경련에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현대ㆍ기아차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당위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당시 이윤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발탁됐을 때도 현대ㆍ기아차측에서 차기 상임 부회장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정부측 인사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퇴임 장ㆍ차관 중 추진력이 강한 분을 선임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며 "조만간 차기 상근 부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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