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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돛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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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돛 달았다

입력
2011.02.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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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서 독립 내달 2일 공식 출범최기의 사장 내정

카드시장에 8년 만에 '공룡'이 다시 떴다. 국민은행에서 독립하는 KB국민카드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쳐 회원수만 연 인원 2,200만명. 사실상 직원 전원이 은행원 출신. 여기에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국민은행 점포망까지. 카드업계는 KB국민카드의 복귀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KB국민지주는 내달 2일 공식 출범하는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최기의(사진) 카드사설립기획단장을 21일 내정했다. 이로써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작업을 완료, 사실상 독자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사실 10년전만해도 KB국민카드(당시 명칭은 국민카드)는 우리나라 카드시장의 최강자였다. 하지만 지하철과 길거리에서 2만~3만원이 넘는 판촉물과 현금을 미끼로 소득도 없는 10대를 회원으로 유치하는가 하면, 경쟁사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성과 좋은 모집원들을 무차별 빼가는 등 공격ㆍ확장 경영으로 일관했고, 이런 외형 부풀리기는 결국 카드대란으로 이어졌다. 국민카드는 마침내 2003년 9월 거대한 부실덩어리가 된 채 은행으로 흡수되고 말았다.

이제 8년이 지나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의 외투를 벗고, 독자법인으로 다시 출범한다. KB국민카드는 일단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방침 아래, 조직 구성과 경영전략 모두 '확장' 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1,300여명의 직원 모두를 사내 공모한 것도 그런 맥락. 최기의 사장 내정자 역시 "리스크 관리에 힘쓰면서 적정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혀, 무리한 외형 확장전략을 자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KB국민카드가 은행소속 카드사에서 사실상의 전업 카드사로 탈바꿈하는 만큼, 결국은 공격적 본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카드업계 진출 등 내부적 경쟁자가 잇따라 출현하고 있고 외부적으로도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는 등 환경이 척박해 졌다"며 "회원 유치와 관리에만 머무는 은행계 카드사로 남아 있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KB국민카드도 결국 분사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일단 KB국민카드는 출범과 함께 여행과 보험대리, 통신판매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 부가서비스를 다양화할 계획. 은행에 소속돼 있는 동안에는 관련법상 부대 업무를 할 수 없었는데 이런 족쇄가 풀린 만큼, 보다 자유로운 영업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카드의 등장에 따라, 카드시장은 당장 1강(신한) 3중(KB, 현대, 삼성)의 치열한 각축구도가 예상된다. 크게 보면 은행계열사(신한 KB국민)와 순수 전업(현대 삼성)의 대결이라는 측면도 있고, 더 좁게 보면 은행 라이벌인 신한과 KB의 싸움도 흥미진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와 삼성은 이제 모기업들과 제휴해 부가서비스를 보다 다양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고 이에 비해 신한과 KB국민은 금융사 특유의 자금조달 및 영업망의 비교우위를 토대로 세몰이에 나설 것"이라며 "아주 복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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