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카를로스 산타나와 슬래쉬가 각각 3월 9일과 20일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 20일 에릭 클랩튼의 공연에서 짙은 블루스록의 펜더 기타에 심취했던 혹은 아쉽게 공연을 놓쳤던 록팬들이라면, 새 봄에는 '로큰롤의 영웅' 슬래쉬의 강렬한 레스 폴(Les Paul) 일렉트릭 기타와 '살아있는 라틴록의 전설' 산타나의 낭만적인 PRS 기타(Paul Reed Smithㆍ얇은 펜더와 굵은 깁슨의 중간 소리를 내는 기타)의 맛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199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산타나와 시사주간 타임에서 지미 헨드릭스에 이은 최고의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로 꼽은 슬래쉬. 방한을 앞둔 이들과 이메일 인터뷰로 먼저 만나봤다.
당신에게 한국 팬이란
둘 모두 한국 공연에 대해 남다른 기대를 드러냈다. 산타나는 "내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96년에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했을 때 그곳을 가득 채운 한국팬들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스무스(Smooth)'등 옛 히트곡뿐 아니라 최근 발매한 '도어스(Doors)'등도 선보이는 자리로,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주할 것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이 첫 단독 내한공연인 슬래쉬는 "1999년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당시 기타리스트로 동행했는데 내 기억 속의 한국 관객은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드디어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당신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곡은
산타나는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앨범으로 '슈퍼내추럴(Supernatural)'과 '기타 헤븐(Guitar Heaven)'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1999년 7월 발매한 '슈퍼내추럴'은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을 수상한 그의 대표작. 지난해 9월 나온 '기타 헤븐'은 롤링 스톤스와 비틀스 등의 명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앨범이다.
슬래쉬는 "그룹 건즈 앤 로지즈 시절의 노래 중 '코마(Coma)'라는 곡을 한국팬들에게 추천한다"며 "상당히 길고 헤비한 곡인데 슬래쉬의 팬이라면 꼭 들어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당신 음악인생의 원동력은
생명이 짧은 한국 가수들에 비하면 이들은 기타를 잡아온 세월의 무게만으로도 빛난다.
올해 마흔 여섯인 슬래쉬는 "요새는 노익장이 대세"라고 농담처럼 운을 뗀 뒤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계속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젊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나를 보고 자극을 받는 후배 뮤지션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산타나는 "예순 넷 나이에 저스틴 팀버레이크, 안드레아 보첼리나 메탈리카와 공유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며 "내 나이대의 뮤지션들이 노스탤지어나 '과거의 그 시절' 음악을 반복할 때 나는 언제나 과거가 아닌 '현재'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한무대, 어떻게 꾸미나
길고 검은 곱슬머리에 마술사들이 쓰는 탑햇을 얹고 멋들어지게 담배연기를 뿜으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슬래쉬. 화려한 무늬의 셔츠에 멋진 챙 모자를 쓰고 멕시코 특유의 끈적하고 강렬한 기타 리프를 선보이는 산타나. 록팬들의 마음은 벌써 공연장으로 향했다.
내달 20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리는 슬래쉬의 공연은 메탈 밴드 얼터 브릿지의 보컬 마일스 케네디가 메인 보컬로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마일스 케네디는 록그룹 레드 제플린의 재결합 투어에 보컬 후보로 오르는 등 최고의 록 보컬리스트로 꼽히고 있다.
9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산타나의 공연 세션도 뒤지지 않는다. 메인 보컬은 앤디 바르가스로 산타나의 앨범 '기타 헤븐'에서 록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곡 '언더 더 브릿지(Under The Bridge)'를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도 산타나의 아내 신디 블랙맨(드럼) 등 12명의 세션 멤버가 무대 위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공연 문의 엑세스 이엔티 (02)3141-3488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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