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부터 외고 과학고 등 일부 고교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됐다. '만들어주는 스펙'을 쌓은 학생보다는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학생들이 유리한 고교입시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기주도학습지침서를 토대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상세히 알아봤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란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선별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또 과제가 주어졌을 때 이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보통 지원자가 낸 학습계획서, 학교장 및 교사 추천서 등을 활용해 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적용하는 학교는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자율형사립고 자율고 등 총 5가지 유형의 학교다. 구체적인 전형방법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내신성적, 2단계는 내신성적과 면접으로 흔히 2단계 면접에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이 전형을 실시하는 고교는 교육청의 승인을 받아 학교에서 내신반영 과목과 학년, 내신 면접의 반영 비율을 결정하므로 학교별 요강을 미리 확인하면 좋다.
꿈과 목표가 있어야 성공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스스로 어떤 이유에서 무엇을 공부하기 시작했는지, 즉 학습동기를 명확히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목표가 뚜렷한 학생일수록 학습의욕이 커질뿐더러, 전형 2단계 면접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면접의 기초자료가 되는 학습계획서에 자신의 목표 학습동기 노력내용 등을 일관된 스토리로 엮어 제시하는 학생일 수록 입학사정관을 감동시킬 수 있다.
이때 도중에 꿈을 바꾸거나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해서, 이를 거짓으로 작성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 진지한 자기탐색을 겪었는지 그 과정과 계기를 설명하고 입학사정관을 설득시킬 수만 있다면 꿈의 변화 조차도 자신이 겪은 하나의 작은 역사로 기록해 활용할 수 있다.
학교 안 학습기회를 십분 활용하자
교육당국이 이 전형을 도입한 큰 목표 중 하나는 '사교육 억제'다. 아예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기본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학교 안의 다양한 학습 기회를 십분 활용한 뒤, 이를 내세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자신의 목표에 맞게 학교 수업, 교사와의 관계, 보충수업, 동아리 활동, 남는 시간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자.
교과부 지침서에 소개된 모범사례를 보면, 수학이 약한 중학생 성준군은 스스로 교사에게 '선생님과 자신과의 약속 계획서'를 작성해 냈다. 매일 등교 전 고난도 수학 문제를 1문항씩 풀기로 약속 한 것. 처음에는 지키기 어려웠지만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교내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스스로 동아리를 꾸려 꾸준히 활동하며 학교 교사의 지원을 받는 것도 학교 안 자기주도학습의 한 방법이다.
나만의 책 읽기 전략을 갖자
책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하거나,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은 자기주도전형 준비에서 빠질 수 없는 과정이다. 입학 지원서류에서도 독서활동을 적도록 하고 있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진로와 관련된 서적의 목록을 스스로 만들어 차근히 읽어나가는 것이 좋다. 내신공부에 쫓기다 보면 독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으니 무리가 없는 범위 내에서 책 읽는 시간을 따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도서 목록을 짤 때는, 교과나 진로전공 관련 서적은 내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처음에는 관련 기관이 추천하는 청소년 권장도서목록을 참고하고, 해당 저자가 쓴 책을 위주로 목록을 확장시켜 나가면 된다.
또 읽은 후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자. 간략한 이야기 흐름과 중요한 문구도 따로 메모해둬야 다시 살펴 볼 때 도움이 된다.
봉사ㆍ체험 활동은 지속적으로 하자
봉사활동을 평가할 때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은 동기와 지속여부다. 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이며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는지를 보는 것. 체험 활동도 마찬가지다.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꾸준히 일관된 목표로 진행한 활동일수록 설득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인턴십, 교내 외 단체활동, 체험활동 등에 두루 참여하면서도 자신의 흥미와 진로와 관련된 하나의 테마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엇을 겪고 경험했는지 충분한 기록을 남기자. 또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와 실패도 함께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실패를 포함한 '과정'의 기록이 학생의 성장과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실패했던 경험도 지원서류에 적어 넣을 것인가 여부는 추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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