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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현장/ 하루치 번호표 30분만에 동나… "인출 자제하자"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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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현장/ 하루치 번호표 30분만에 동나… "인출 자제하자" 목소리도

입력
2011.02.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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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부터 받으세요.” “믿을 수 없습니다. 당장 내 예금 돌려주세요.”

부산발 저축은행 예금인출 소동이 21일에도 몇몇 부실 은행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급히 방문한 부산에서는 이날도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다행히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무차별 예금인출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2013년 6월말까지 적기 시정조치를 유예 받은 우리저축은행의 부산 서면 본점과 중앙동지점에는 이날 새벽부터 1,000명이 넘는 예금자들이 몰려 경찰이 출동하고 인근 도로가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다. 예금자들은 “부산2저축은행도 괜찮다고 하고 사흘 만에 영업정지가 내려진 마당에 누구를 믿겠느냐”며 즉각 예금인출을 요구했다. 은행 측은 셔터를 내리고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채 이날 하루만 번호표 2,000여장을 나눠줬다. 하루에 100명만 처리하기로 해 이날 오후에 발급된 번호표는 처리일자가 3월 말로 찍혔다. 인출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들렸다. 예금주 박모(67)씨는 “대규모 인출사태가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른 예금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우리저축은행 측은 “전체 5,600여억원의 수신고 가운데 지난주 300억원 정도가 인출됐으나, 현금 이외에 보유 부동산 등을 정리해 대규모 인출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5,000만원 이상 예금자가 극소수여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H, K 등 부산지역 다른 저축은행에도 이날 200~300명의 예금자들이 몰려 번호표를 받거나 예금을 인출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면서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수도권의 새누리상호저축은행 부천본점과 성남지점도 오전부터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밀어닥쳐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부천본점은 영업시간이 끝나는 오후 4시30분 발급된 번호표가 500번을 돌파했다. 새누리저축은행은 대기중인 고객들까지 모두 돈을 찾아가면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정상영업일에 본점과 지점에서 인출되는 금액의 약 5배나 된다. 새누리 관계자는 “인출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다 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와 전남 목포에서는 보해상호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첫 예금자 설명회가 열렸다. 600여명이 한꺼번에 몰린 목포설명회는 예금주들이 설명회장에 다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손영자(64ㆍ여)씨는 “보해양조가 부실경영으로 어려움에 처할 당시 지역민들의 사랑으로 회생했는데 이제 와서 또다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났다.

강원 춘천시 도민상호저축은행 운교동 본점에도 예금인출 및 거래 해지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몰려 영업개시 30여분 만에 하루 대기번호표가 모두 동이 나 24일까지 번호표가 지급됐다.

부천=김창훈기자 chkim@hk.co.kr

춘천=박은성기자 espn@hk.co.kr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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