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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콘서트와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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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콘서트와 장사

입력
2011.02.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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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를 좋아한다. 꼭 봐야 하는 공연이 있으면 서울이든 어디든 찾아간다. 콘서트는 TV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 있는 것이 생동적이다. 현장의 감동이 심장을 뛰게 한다. 뮤지컬, 연주회, 국악 등 무대공연은 객석에 앉았을 때 감동이 시작된다. 박수를 치며 환호할 때 무대와 객석이 한 몸이 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 객석에 앉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객석이 값이 비싸졌다. 턱없이 비싼 가격이 부담을 준다. 무대가 싸구려라는 것은 아니다. 상업적인 계산이 좋은 공연 좋은 관객을 힘들게 하고 있다. 객석 500석 정도의 극장 규모면 전달력이 뛰어난 공연이 될 것인데, 공연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 뻥튀기가 된다. 수천 석 객석을 팔아 ‘장사’를 한다. 객석의 즐거움은 출연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다. 연주자의 열정과 땀을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공연이 예술을 아니라 장사가 되면 10만원이 넘는 입장료를 내고도 박수 치는 사람밖에 안 된다. 큰 공연장은 비싼 돈을 내고 들어와 제일 앞자리를 차지한 VIP들만의 잔치다. 무대에서 먼 관객은 출연자를 공연장에 비치된 대형영상을 통해 보게 된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감동을 만나기 위해 객석을 찾지만 집에서 TV를 보는 것과 같은 꼴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현상이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심각하니 더욱 안타깝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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