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의 서화관 회화실에 꽃이 만발했다. 화조영묘화 코너의 전시작들을 19세기 화가들의 화사한 꽃 그림 30여점으로 교체했다. 19세기는 조선의 꽃 그림에서 꽃 종류가 다양해지고 채색도 화려해지는 시기다. 중앙박물관은 전시실마다 돌아가며 4개월에 한 번 꼴로 전시작을 바꾼다.
전시된 그림은 신위(1769~1847) 신명연(1809~86) 남계우(1811~88) 조희룡(1789~1866) 등. 나비를 유독 잘 그려서 ‘남나비(남접ㆍ南蝶)’으로 불렸던 남계우의 두 폭 그림 ‘꽃과 나비’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았다. 붉은 모란, 흰 모란, 푸른 붓꽃 위로 긴꼬리제비나비 등 여러 종류의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는데 나비도감을 놓고 비교해 보면 무슨 나비인지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묘사가 섬세하고 정밀하다.
신명연의 꽃 그림 15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는 중국 청나라 화풍과 소재를 받아들여 조선 시대 꽃 그림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은은한 색조와 참신한 구도가 특징이다.
조선 화가들은 모란 국화 원추리 백합 수선화 수국 등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을 그렸다. 보통 새 곤충 동물을 함께 그렸는데 먹을 주로 써서 대담하고 간결하게 그린 것과 다양한 채색을 써서 사실적이면서 세밀하게 그린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꽃을 많이 그린 조선 시대 화가로는 조선 초기의 신사임당, 후기의 심사정 김홍도, 말기의 신명연 장승업 등이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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