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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카데미] 與재보선 '총리벨트'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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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카데미] 與재보선 '총리벨트' 굳히기

입력
2011.02.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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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가까워진 삼청동과 여의도"국정경험 접목" 긍정론 vs "정치적 도구로" 부정론YS정권 이후 증가 추세

한나라당 내에서 4ㆍ27 재보선 후보와 관련, '총리급 벨트' 시나리오가 연일 나오고 있다. '한승수 전 총리(강원지사)_정운찬 전 총리(분당을)_김태호 전 총리후보자(김해을)' 등 중량급 카드를 내세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최종 목표는 그게(총리급 벨트) 아니겠느냐. 본인들이 최종 결심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총선이나 지방선거도 아닌 광역단체장 1명과 국회의원 3명을 뽑는 재보선에 이렇듯 한꺼번에 총리급 인사 3명의 출마가 거론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더욱이 야권이 한명숙 전 총리(서울시장), 장상 전 총리서리(서울 은평을)를 선거 후보로 '차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삼청동'(총리공관)과 '여의도'(국회의사당)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총리의 정계 입문이나 국회의원의 총리 임용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정권은 군사정권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문민'인 학자들을 총리로 발탁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정권의 총리 10명중 5명(김상협, 이현재, 노재봉, 정원식, 현승종)이 교수 출신이었다. 이 중 총리 퇴임 후 여의도행을 택한 경우는 노재봉 전 총리가 유일했다. 대다수는 대한적십자사 총재(유창순 강영훈 정원식) 장학재단 이사장(노신영) 학술원 회원(김상협 이현재) 등의 길을 택했다.

총리 출신들의 여의도행이 본격화된 것은 김영삼정부 출범 이후다. 이홍구 이수성 전 총리는 교수 출신이지만 전임 총리들과 달리 퇴임 후 신한국당 고문으로 영입됐다. 이홍구 전 총리는 퇴임 후 전국구 의원이 됐다. 세 차례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전 총리와 민선 서울시장과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고건 전 총리도 김영삼정부의 총리들이다.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탄생한 김대중정부에선 정치인 출신 총리가 유독 많았다. 총리 4명 중 3명(김종필, 박태준, 이한동)의 국회의원 선수(選數)를 합하면 18선에 달한다. 김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총선에 출마해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최다선인 9선을 기록했다. 노무현정부에선 '실세 총리'였던 이해찬 전 총리와 6∙2 지방선거에서 출마했던 한명숙 전 총리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총리급 벨트'를 성사시키면 이명박정부의 총리 또는 총리 후보자 가운데 김황식 총리를 제외하고 전원이 재보선에 출마하는 진기록을 만들게 된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총리급 인사들의 재보선 출마에 대해 "국정운영 경험을 입법 과정과 접목시킬 수 있는 만큼 출마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단순히 체급을 올려 당선시켜 놓고 보자는 정치권의 도구로 이용된다면 민심과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총리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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