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의 진앙지인 서울 강남권의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서울 강북과 경기 지역에서는 여전히 전세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 오름폭도 가파르다. 20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ㆍ송파구, 양천구 목동 일대 인기학군 지역은 설 연휴가 지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교육 여건이 좋은 곳으로 전입하려는 이른바 학군 수요가 개학을 앞두고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개포동 주공아파트 등 강남 일대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초와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졌다. 대치동 청실2차 115㎡의 경우 지난달 평균 2억3,000만원에 달했던 전셋값이 최근 2억1,500만원까지 내렸다. 잠실 리센츠 109㎡형 전세는 5억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떨어졌고, 목동 7단지 72㎡형 전세도 지난달 2억1,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 강북과 경기 일대의 전세난이 여전히 풀릴 기미가 없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지역 전셋값이 평균 0.15% 올랐는데, 오름세를 주도한 곳은 강서구(0.28%)와 노원구(0.24%), 동작구(0.22%), 서대문구(0.21%) 등 비강남권이었다.
전세가 상승세는 경기지역에서도 마찬가지. 용인 죽전동 새터마을힐스테이트의 111㎡ 전세는 이달 초 2억1,000만∼2억2,000만원에서 최근 2억3,000만∼2억4,000만원으로, 의정부 호원동 신일유토빌의 111㎡는 1억4,000만∼1억5,000만원에서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1,000만~3,000만원씩 상승했다. 최근 서울에서 폭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 및 수도권 도시로 밀려나면서 차례대로 전세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전세난 진원지인 강남권은 봄 이사철 수요가 정리단계에 들어갔지만 강남권에서 외곽으로 넘어간 세입자들이 집을 찾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전세난은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한동안 이사철마다 폭등이 반복될 공산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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