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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신흥→선진 자금 이동 속 과열 이슈들 사라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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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신흥→선진 자금 이동 속 과열 이슈들 사라지는 중

입력
2011.02.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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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가 불안하다. 아니 투자자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연초 잘나가던 주식시장이 갑작스러운 외국인 매도로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뚜렷한 이유 없이 조정을 받다 보니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설명을 하고는 있지만 영 시원치 않다. 신흥국가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악재라고 하는데, 곡물가격과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은 사실 신흥ㆍ선진국을 가리지 않는다. 곡물이든 기름이든 모두 국제 거래가 되는 품목들이기 때문에 이를 신흥국에서만의 인플레 압력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가의 긴축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춘절 마지막에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는 탄탄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호주 증시는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 이를 볼 때 진짜 하이퍼인플레이션(초고물가)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긴축이 절대적인 악재는 아닌 것 같다.

결국 수급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최근 선진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면서 지난 2년간 신흥시장의 비중을 크게 확대해놨던 펀드들이 급하게 리밸런싱(비중 조정)에 나선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신흥시장 전반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수급 조절 관련 이슈인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일까? 현재 국내외 의견을 보면 일단 선진증시는 당분간 잘 나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워낙 좋고, 지난 2년간 신흥시장으로만 쏠렸던 자금이 선진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흥증시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다. 인플레와 긴축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그러나 선진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신흥증시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억측이다. 1990년대 이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고 선진증시와 신흥증시는 동행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선진국 경기가 좋아진다면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기에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난 2년간 신흥증시가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선진증시도 상승폭만 달랐을 뿐이지 상승하는 방향 자체는 같았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밸런싱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느냐가 될 것이다. 메릴린치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이 지난 1월 43%에서 2월 현재 5%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려 38%포인트가 비중확대 의견에서 중립 또는 비중축소 의견으로 돌아섰다. 그만큼 급하게 비중 조정이 이뤄졌다는 것인데, 뒤집어 말하면 이제 급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선진증시와 신흥증시 간의 밸류에이션 갭(가치평가 차이)도 크게 확대됐다. 통상 신흥증시는 선진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다. 그런데 그 밸류에이션 갭이 최근 들어 크게 확대됐다. 작년 11월 신흥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선진증시에 비해 4.9% 수준의 저평가율을 보였지만 지금은 13.7% 정도 저평가돼 있다. 2010년 평균 저평가율이 약 1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해도, 지금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자금 유출입에 따른 자산 비중 조정은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지만 최소한 펀더멘털이나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비중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서서히 제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 5개월 연속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1980년 이후 여섯 번밖에 없는 기록이다. 따라서 이번 조정의 이유에는 연속상승에 따른 부담도 있을 것이다. 이제 과열을 걱정해야 했던 이슈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5개월 연속 주지 않았던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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