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들이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내에 설치된 한국관(Korea Gally) 지키기에 나섰다.
스미스소니언 한국관은 2007년 개관했지만 이후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고전해왔다.
당시 박물관측은 아시아홀(Asia Hall)을 조성하기로 했다가 백지화하면서, 미리 계약을 끝낸 한국만이 아시아국가 중에 유일하게 박물관 내 별도의 갤러리를 갖게 됐다.
그러나 한국관이 30평 정도로 협소하고 위치도 박물관 2층의 외진 곳에 있는데다, 한국을 알리는 전시품들의 대표성도 떨어져 찾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이로 인해 한인사회에서는 최소 2017년까지 한국관이 운영될 수 있도록 계약은 돼있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계약이 끝난 후 한국관이 사라질 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워싱턴 인근 한인들이 주축이 된 한미예술재단은 최근 한국관 견학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한국관 지키기 운동을 본격화했다. 한인 2세들로 구성된 인턴학생 14명에게 교육을 시킨 뒤 한국관 전시품을 설명하고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고, 동시에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워싱턴 인근 한국학교 학생들부터 데려와 견학을 시키자는 것. 재단은 앞으로 한국학교뿐만 아니라 워싱턴 일원의 사립유치원, 초ㆍ중등학교와 미 정부기관의 한국 관련 부서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견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숙 한미예술재단 회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에 한국이 자국 갤러리를 갖고 있다는 점은 그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단히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겨야 할 사실"이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해마다 전세계에서 700만 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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