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현대증권은 시각장애인 안마사 2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이 '특별 직원'들이 출근하는 곳은 여의도 본사도, 증권사 지점도 아니다. 진짜 일터는 서울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과 인근 경로당. 방문하는 어르신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들의 업무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이 회사 최경수 사장. 서울맹학교로부터 졸업생 취업을 부탁 받고, 안마사자격증을 갖춘 졸업생을 인근 지역 노인들의 건강 지킴이로 파견하는 모델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우리 안마사 직원들 인기가 정말 좋다"며 "시각장애인 직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어르신들은 건강을 지킬 수 있고, 회사는 이를 통해 솔선수범의 사회공헌을 이루는 '1석3조'의 장애인 고용모델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존경 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핵심가치인 4T, 즉 Trust(신뢰) Talent(인재) Tenacity(불굴의 의지) Togetherness(혼연일체) 중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안마사 시각장애인 특별 직원 만이 아니다. 갓 입사한 새내기 직원부터 임원까지, 또 본사 각 부서와 전국 각 지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 전 조직이 '나눔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신입직원들은 필수코스로 사회봉사 활동을 거치고 있다. 회사의 사회공헌 의지를 새로운 출발점에 선 신입직원에게도 전파하고 나눔의 기업문화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후원하는 영등포지역 복지시설에서 경로당 대청소 및 음식 대접 등 겨울나기 채비를 돕고,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한다. 지난달 31일에도 신입직원들과 임직원이 영등포지역 70여 가정에 자매결연마을에서 구입한 쌀과 과일로 마련한 명절선물과 연탄을 전달했고, 작년 12월에는 영등포 노인종합복지관과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후원금과 방한복 등을 전달하는 등 온정을 나눴다.
전국 각 영업점과 본사 부서도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이런 후원활동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회사측은 도움이 필요한 시설 및 사람들과 결연을 맺어 매달 일정한 생활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직원들의 온정은 특별히 따뜻하다. 현대증권여직원회인 여울림회는 매달 80만원씩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또 지역본부마다 소년소녀가장 돕기, 아름다운가게 행사, 지체장애인 목욕봉사, 희귀병 환우돕기 등의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회사가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맡은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모임 '유퍼스트(YouFirst)클럽'도 사회공헌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회사와 유퍼스트클럽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아동시설 호동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 총 2,800만원 가량의 후원금을 전달했는데, '이웃-기업-증권사'가 상생하는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농촌사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1사1촌을 통해 빛을 발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전남 영암 망호정마을, 장흥 영보마을 등 2곳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농번기 때 일손을 돕고 본사 및 연수원 식당 급식용으로 두 마을서 생산한 쌀을 구입하는 등 농산물도 사주고 있다. 망호정마을과는 지난해 친환경농산물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최경수 사장은 "현대증권은 신뢰 등 그룹의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촌마을과 장애인, 저소득층, 노약자 등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실질적인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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