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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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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이 두려워하는 것

입력
2011.02.2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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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이집트는 중국이 따라 배워야 할 모델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하던 12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축하집회를 열려고 한 이유로 중국공안에 구금됐다 풀려난 반체제 인사 웨이 씨우샨은 최근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집트 사태 보도 철저히 통제

웨이는 공안으로부터 중국공산당을'독재'라 부르지 말고, 이집트 사태로 민감한 시점에 더 이상 집회를 열지 말 것을 강요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중국 당국이 겉으론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내심 이집트 사태의 파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이로 시내에서 홀로 장갑차를 가로막고 선 시위자의 모습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를 연상시킨다고도 말했다.

올해로 창당 90주년을 맞는 중국공산당이 이집트 사태로 촉발된 중동의 민주화 열기를 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 까. 중국 당국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중동 민주화시위 뉴스를 통제하고, 개인 블로그까지 검열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중동 민주화시위의 진전 현황을 걸러 보도하면서 장기 독재정권에 따른 사회ㆍ정치적 문제점과 민주화시위의 근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일체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집트 혁명의 최종 귀착지가 민주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통해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까지 했다.

중국공산당은 특히 인터넷 자유가 체제와 사회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동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인터넷 자유 발언'에 대한 내용이 담긴 주중 미대사관의 마이크로블로그 내용까지 삭제하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공개적으로"인터넷 자유 문제를 핑계로 내정에 간섭하려는 어떠한 조치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까지 인터넷 관리감독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후 주석은 19일 공산당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에서 성(省)과 부처급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사회관리 및 혁신토론회에서"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관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선 정보ㆍ인터넷망 관리를 강화하고, 가상사회의 관리수준을 높여 인터넷 여론지도기구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다. 인터넷 자유 확산이 촉발한 중동의 민주화 시위 여파가 창당 90주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이 직면한 가장 위협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주요2개국(G2)으로 우뚝 선 중국의 공산당은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지난 30년 동안 경제발전과 정치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며 확고부동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중국에도 일당 독재가 품고 있는 부패의 사슬을 비롯해 사회에 만연한 무책임주의와 심각한 지역ㆍ도농ㆍ빈부 격차, 급증하는 물가ㆍ실업ㆍ환경 문제 등은 이집트와 유사한 사회병리적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사회적 좌절감은 심화하고 있지만 경제적 번영이 지속되는 한 내재된 문제들은 정치력의 한도 안에서 유지되고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집트 사태에서 보듯 독재정권은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다. 중국 역시 경제ㆍ정치적 역량이 가능할 때 점진적 민주개혁을 이뤄야만 '무바라크의 비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민주화 물꼬 터야

중국의 저명한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비극의 가능성을 이렇게 묘사했다."30년간 안정됐던 (이집트)군사정권이 무너지는데 불과 18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60년 정도 된 것(1949년 이후 집권한 중국공산당)이라면 몇 달 정도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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