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공무원의 단체교섭권 박탈을 골자로 하는 입법안에 대한 찬반 시위가 연일 대규모로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시카고 트리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매디슨시에 소재한 주청사 주변에 이 법안을 반대하는 시위가 5일째 이어진 가운데 보수단체 티파티 회원들이 법안찬성 시위를 벌여 팽팽히 맞섰다. 7만여명의 시위대는 “법안을 통과하라!” “법안을 폐기하라!”는 상반된 구호를 외쳤다. 트리뷴은 “17일 2만5,000명이던 시위대는 18일 4만명, 19일 7만명으로 규모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위스콘신주는 1959년 주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는 법률을 최초로 제정한 주이지만 지난달 취임한 공화당 스캇 워커 주지사와 주의회가 재정적자를 이유로 공무원의 단체교섭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연금 및 건강보험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공직사회 구조조정 입법을 추진했다.
공립학교 교사를 비롯한 주 공무원들은 “공직자들의 기본권마저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반발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17일 지역TV에서 “공무원 노조에 대한 탄압”이라며 시위대를 두둔했다. 반면 워커 주지사는 “36억달러(약 4조원)에 이르는 예산 적자를 해소하고 정리해고를 피하려면 공무원들이 양보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위스콘신주 상원은 17일 법안 표결 예정이었으나 단체행동 방침을 세운 민주당 의원이 전원 출석하지 않아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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