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될 무렵이면 관심이 집중되는 한국의 대표시인 고은. 올해로 등단 52년을 맞은 그는 그동안 시 소설 수필 평전 등 150여권의 책을 남길 정도로 왕성한 필력을 자랑한다. 그런 그의 문학에 밑바탕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방랑벽. 고은 시인은 전국을 떠돌며 작품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21일 오후 6시 30분 방송하는 SBS ‘감성여행 내 안의 쉼표’는 “지난 80년을 여행자로 살아 왔다”는 고은의 지난 여정을 되짚는다.
‘감성여행…’에서 그가 찾은 곳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전북 군산시로 후배 이종구(농민화가) 중앙대 교수가 동행했다. 60여년 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는 노시인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을 찾아 회상에 잠긴다.
가장 먼저 발길을 옮긴 곳은 1ㆍ4후퇴 당시 어머니와 형제들을 떼어 놓고 아버지와 단 둘이서만 피난왔다는 선유도. 잠시 머물렀다지만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마음을 달래려 찾곤 했다는 망주봉, 선유도해수욕장과 그 시절 초등학교 등 어린 시절의 흔적을 더듬어 봤다. 화가의 꿈을 접고 우연히 등단하게 된 이야기, 빨치산으로 오인받아 죽을 뻔했던 이야기 등 옛 기억도 하나둘씩 꺼내 본다.
고은은 “사람들은 흔히 잠시 떠났다가 되돌아오는 것을 여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원래 여행이란 끝없이 이동하고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군사정권에 저항하다 투옥됐을 때도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상상의 여행을 즐겼다는 여행광 고은과 함께 떠나 보자.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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