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류격수(류중일+유격수)'란 애칭을 얻었던 류중일(48) 제13대 삼성 감독은 '최초'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류 감독은 유니폼을 바꿔 입지 않고 삼성에서만 선수-코치를 거쳐 감독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다.
류 감독은 "(갑작스럽게 감독으로 선임돼) 부담은 크지만 차분하게 내 색깔을 내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류 감독을 18일 아카마 구장에서 만났다.
갑작스러운 승진… 하지만 준비된 감독
1987년에 데뷔한 류 감독은 삼성에서만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간 몸담았다. "모든 야구선수가 다 그렇듯 저 역시 훗날 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은 있었죠. 또 저만의 야구도 하고 싶었고요. 단지 그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왔을 뿐입니다." 류 감독은 지난해 연말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후 체중이 5㎏이나 빠졌다. "전임 감독님이 좋은 성적을 낸 상태에서 바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솔직히 부담은 백배죠. 그렇지만 하나하나 이겨 나갈 겁니다."
류 감독은 코치 생활 11년 동안 '준비 아닌 준비'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감독이 된 게) 여전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있습니다. 여러 감독님을 모시면서 많은 걸 배웠고, 그 장점들을 잘 조합해 나갈 겁니다."
선동열 야구에 공격력 덧칠하기
"마운드 운영은 선동열 감독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다만 공격과 수비에서는 제 색깔을 덧칠해야겠죠." 류 감독이 그리는 야구는 한 박자 빠른 야구. 한 박자 빠른 야구란 수비 때 번개같은 중계플레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것이다.
"삼성에서 수비ㆍ작전코치로만 11년간 선수들과 함께했습니다. 야수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하는 짜임새 있는 공격 야구를 할 겁니다."
선배 코치가 부담? 중요한 것은 야구관(觀)
삼성 코칭스태프에는 류 감독보다 선배들이 많다. 장태수 수석코치는 여섯 살, 김성래 타격코치는 두 살 형님이다. "(코치들의) 나이요?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고 야구관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현재 우리 팀 코칭스태프는 이상적인 조합인 것 같아요."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자세'를 강조한다. "(이)승엽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자질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승엽만의 남다른 정신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삼성 시절에 제가 본 이승엽은 정말 야구밖에 모르는 청년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야구할 자세가 안돼 있는 선수는 안 쓸 겁니다."
●류중일 감독은
▲생년월일: 1963년 4월28일
▲신체조건: 176㎝ 74㎏
▲가족관계: 부인 배태연씨와 2남
▲출신교: 삼덕초-대구중-경북고-한양대
▲애칭: 류격수(류중일+유격수)
▲주량: 소주 1병
▲현역 시절 포지션: 유격수(우투우타)
▲통산성적: 1,095경기 출전, 타율 0.265(3,293타수 874안타) 45홈런 359타점 109도루
▲주요경력: 삼성 선수(87~99년) 삼성 코치(2000~2010) 2006, 2009 WBC 코치, 2010 아시안게임 코치
오키나와=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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