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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心 잡는 디자인 '테크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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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心 잡는 디자인 '테크파탈'

입력
2011.02.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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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팝아트 그림마시모 주끼 디자인 냉장고… '기술+예술' 새 트렌드로

요즘 전자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새로 회자되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테크파탈이다.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와 차가운 도시 여성을 빗댄 악녀라는 뜻의 팜므파탈이 결합했다. 즉,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IT 기기 시장을 넓히는 전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신도리코 새로텍 등 IT업체들이 테크파탈 전략에 따라 세계 유명 디자인 기업이나 예술가들과 속속 손잡고 있다. LG전자는 팝아트의 거장 키스 해링과 제휴해 개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 블랙 키스 해링 에디션'을 선보인다.

키스 해링은 간결한 선과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는 팝 아트 작가로, 2008년에 LG전자 휴대폰의 배경 화면에도 그림을 제공했다. LG전자는 그의 작품 여러 편을 스마트폰 뒷면에 담아 여심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이 제품은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명품 디자이너인 마시모 주끼와 손잡고 '지펠 마시모 주끼 에디션' 냉장고를, 카렌 리틀과 손잡고 김치 냉장고를 선보였다. 마시모 주끼는 불가리, 롤렉스, 오메가 등 세계적 명품 시계와 보석류를 주로 디자인했으며, 카렌 리틀은 크리스찬 디오르, 랄프 로렌 등 유명 패션용품을 디자인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가수 이승기를 마시모 주끼 냉장고의 광고모델로 내세워 여심을 흔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 가전에도 명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들과 제휴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생활가전은 주 사용층이 여성이어서 디자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복합기 업체 신도리코는 아예 영국의 유명 디자인 그룹 탠저린과 제휴를 맺고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탠저린 그룹은 전세계에 스마트폰 바람을 일으킨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을 만든 업체다. 탠저린 그룹의 디자인은 단색 위주 색상과 간결한 선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신도리코의 레이저프린터 A400은 지난해 미국 시카고의 아테네움건축디자인 박물관이 수여하는 굿디자인상을 받고 예술 작품으로 인정돼 올해 6월부터 박물관에 전시된다. 신도리코 관계자는 "복합기는 사무공간의 실내장식과 잘 어울려야 한다"며 "특히 여성들의 마음에 들도록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플래시 메모리반도체를 이용한 USB를 만드는 동운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에 스와로브스키와 제휴를 맺고 여심을 겨냥한 금도금된 고급 USB를 내놓고 있다. 스와로브스키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수정 장신구류 업체로 유명하다. 이 업체의 USB는 스와로브스키 디자인이 적용돼 반도체 저장장치보다 장신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외장 하드디스크 업체인 새로텍도 테크파탈 전략에 따라 프랑스의 유명 삽화가인 크리스티앙 볼츠의 작품을 올해부터 제품 디자인에 적용했다. 볼츠의 작품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에 등장하는 각종 그림을 제품 외관에 코팅 처리해 선보이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로텍 관계자는 "외장 하드디스크에 유명 삽화를 적용하면서 딱딱한 부품 이미지를 벗게 됐다"며 "여성들이 충분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닐 만큼 예쁜 제품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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