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가 도드라졌던 지난해 인구이동률이 197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이동 수 역시 4년째 줄면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가장 적었다.
특히 비싼 집값과 전세를 감당할 수 없었던 서울 시민들은 대거 경기 지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읍·면·동을 넘어 이동한 사람은 822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3.1%(26만1,000명) 줄어 1998년(815만6,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인구이동률(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16.5%로 전년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이 역시 1974년(15.3%) 이후 36년 만에 최저 수치다. 인구이동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도시화가 계속 둔화하고, 단기적 측면에서는 주택경기 침체와 전세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의 순유입 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권역별 순이동(전입-전출)은 수도권(3만1,000명) 중부권(2만2,000명)이 전입 초과를 보였지만 영남권 호남권 등은 전출 초과를 기록했다. 다만 수도권 순유입 규모는 전년보다 1만3,000명 줄어 1998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시도별 집계에서는 서울 부산 대구 순으로 빠져나간 사람이 많았던 반면, 경기 충남 충북은 들어온 사람이 더 많았다. 특히 서울 전출자의 63.4%가 경기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오른 집값과 특히 전세값이 그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남양주 파주 용인 광명 오산 순으로 순유입이 많았고, 순유출은 경기 수원, 서울 서대문, 경기 부천, 서울 영등포 순이었다.
통계청 서운주 인구동향과장은 “파주 오산 등 경기 신도시의 주택 공급이 늘고, 서울의 전세 값이 올라 상대적으로 싼 경기 지역으로 이사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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