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이란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을 눈 깜박할 사이에 해치우는 것을 일컫는데, 옛적 고을의 원님에게도 굴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인기였던 것 같다.
국내에서 굴 하면 떠오르는 곳이 경남 통영이다. 하루 굴 거래량만 100톤. 하지만 통영에서 굴 전문 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굴을 이용한 전통 음식도 쌀뜨물에 삭힌 굴젓뿐. 굴 양식이 성행하기 전, 통영의 밥상은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고 한다.
17일 오후 7시 30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17일 오후 7시30분 방송하는 '굴의 도시 예(藝)로 피어나다'편에서 통영 지역 특산물인 굴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찾아나선다.
임진왜란 당시 통영은 예인(藝人)들의 집결지였다. 환쟁이는 전쟁 지도를 그리고, 조각가는 무기를 만들어 나라를 지켰다. 그들로부터 시작된 통영의 예술적 유전자가 박경리의 소설 '토지', 유치환의 시'깃발', 김춘수의 시 '꽃'으로 피어났다. 이 예술적 혼의 흐름에 통영의 음식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소설가 박경리가 좋아했던 볼락젓갈부터 시인 김춘수가 좋아했다는 방풍탕평채까지, 통영이 배출한 유명 예술인들이 즐겨 먹은 음식도 공개한다. 이를 통해 예술의 경지에 오른 통영의 맛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밖에 통영의 특산물인 멸치와 바다장어, 멍게 등 다양한 먹거리가 TV 속 밥상 안에 가득 펼쳐진다. 겨울이 다 가기 전 통영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시청자라면 꼭 챙겨봐야 할 방송. 이들의 손끝에서 2011년 겨울 밥상을 마무리해 보자.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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